당시 286컴퓨터가 있었는데 (하드용량 20메가)
한글 프로그램으로 글을 엄청나게 써댔었다.
그리고는 도트프린터로 쓴것을 족족 프린트해서
보관했었다.
당시 아무것도 모르는 나이에 한번 아버지한테
몇마디 들은것 (규모로 따지면 결코 크지 않았으나
질적으로 뼈아픈 몇마디 -_-) 때문에 너무 상심이 컸
었나보다. 그래서 일기도 아닌 그 무엇도 아닌 이상한
글을 그때부터 쓰기 시작했다. 지금으로는 그 내용이 무엇이었는지
구체적으로 기억이 나지는 않는다.
허나 결코 밝은 내용은 아니었을 것이다.
또한 상당히 엽기적이고 싸이코적인 내용임에는
틀림이 없다. 지금 읽어보면 매우 흥미로웠을 것이라
짐작한다. 근데 정작 아쉬운 점은 5학년때인가 6학년
때 전부를 불살라 버렸다는 점이다. 왜 그랬는지는
역시 구체적으로는 모르겠으나 부모가 볼까봐 무척
이나 두려워서 그랬을 확률도 분명히 있으며 또
몇가지 이유가 있을텐데 지금의 내 상태와 유사한
면이 없지 않아 있다.
아무튼, 지금 내 상태로는 불과 6개월 사이에 쓴 글들
을 지우고 싶은 생각뿐이고 결국 지웠다.
그 비밀글이라는 것도 결국 내가 평소에 경호에게
'그거 읽으면 내 인간관계 전부 깨진다' 라고 말했을
만큼 지저분한 글이다. 글쎄 썼던 글을 지우면
내가 과거에 '그런 생각을 아니했다' 라고 혼자 자위
할 수 있어서 그랬을지도.
그러다가 나중에 다시 지웠던 글을 그리워 하게 될까?
아무튼 지우기 아쉬운 글만 빼놓고 past를 비롯해
왠만한 이상한 글들은 지워버렸다.
물론 비밀은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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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6/12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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