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국시원에 의사면허 신청서 서류를 접수하고 왔다.
그냥 묘하더라....
금호동에 있는 모 의원에서 2만원주고 1분 면담 뒤 바로 나오는 '이 사람은 정신이상자나 마약중독자 등이 아님'이란
문구가 적힌 건강진단서 사고 영하 17도의 한파를 뚫으며 지하철과 약 300미터 구간의 도보를 거쳐 구의역 국시원에
내 서류를 꽂다. 니미...
면허신청서, 졸업증명서, 건강진단서.
이렇게 A4지 3개 들고 한 남자에게 제출. " 네. 2주 내에 등기로 보내드립니다" 씨익^^ 웃더라...
나도 같이 웃었다. 나이 32살. 그동안 이어진 과정에 대한 그냥 허무한 미소랄까... (여직원이었더라면...-_ )
요즘 많이 부쩍 한계를 느낀다... 체력 머리 등등 이미 많은 것은 바닥을 친 지 오래... 의욕. 의지 등등...
전부 바닥을 치고 있는데... 그냥 돈있는 집에서 태어나는게 갑이다... 이 말이 점점 몸에 와닿는 현실같기도 하고..
몸에 와닿는 현실. 외 내게 닥친 현실은 정말 가혹하기만 하다. 백지장만 남은 한 불쌍한 인간에게 현실은
마치 드라마 '골든타임'에 나오는 이선균과 같은 활동성, 지적호기심, 적극성, 사교성, 친화력 등등등등등... 을
요구하고 있다. 잠은 거의 자지도 말아야하고 전공의 시험 준비는 틈틈히 해야만 하며 각종 회식자리와 선배
레지던트 등등과의 인간관계 역시 거의 중상수준은 유지해야 한다... 이것이 대략 나에게 남은 인턴 1년. 가혹한.
무언가를 두려워할 나이는 이제 지난 것 같기도 하면서 왜 또 이러나 좀 이상하기도 하고...
그냥 씨발 지금 이렇게 된게 좆같게만 느껴진다. 정말 어쩌구니없고 욕먹을 일인지 알면(그런가??)서도 그냥 좆같..
그래도 어떻게든 씨발 살아봐야지. 개겨봐야지 스스로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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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차차차차... 이 글이 일기지 ㅋㅋ 또 감상에 젖었군.. 감상보다는 찌질거림에... ㅎㅎ
오늘은 뭐 실컷 자고있는데 삼촌한테 전화가와서 부랴부랴 일어났네.. 고속터미널 무스쿠스에서 점심 얻어먹고
차로 가는길에 비젼 전공의 사주셨... -_-;; 물론 12년도판이지만..
책사고 나오는 길에 그냥 갑자기 생각이 나서 물어봤다. '삼촌 레지던트 때 해리슨 읽으셨나요???'
수석졸업한 양반이라 당연히 판이 바뀔 때마다 10번 정도는 읽었을 줄 알았는데 대답은 놀랍게도 오히려
읽어봤자 더 정리가 안된다는 것.. ㅎㅎ 그렇구나. 그러고 말았다.
그렇게 집에와서 다시 좀 자려고하는데 큰삼촌이 오셔서 나오라네...-_- 다시 왕십리 마리스코에 가서 얻어먹고..
솔직히 점심 저녁 둘 다 별로 맛은 없었다만-_-;;
뭐 그렇게 하루가 또 지나갔다..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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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10 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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