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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hotboat
subject       산부인과 일기(2)
실로 경이로운 순간을 나 스스로 의사로서 함께한 시간이 있었다.

로컬에서 IVP하다 post-partum bleeding으로 응급실행. CPR까지 20분 친 상태더랬다.

눈은 이미 전반기 수없이 봤던 그... 이미 죽은 눈이었다.

질에서 출혈은 마치 홍수날 강남대로 하수구에서 물이 역류하듯 뿜어져 나오고.

카대출신 윤주희 교수(남자다). 기어이 수혈을 하며 술방으로 끌고 들어갔다.

후배교수와 1년차 레지던트, 그리고 나까지 4명이서 약 4시간 여에 걸친 수술 끝에 결국 숨은 붙인 체

중환자실로 옮겼고 반병신 되지 않고 기적처럼 온정신 멀쩡히 살아 돌아왔다.

CPR 환자 살린 건 교수님도 이번이 3번째라고.

경이롭지 않은가? 그래 뭐. 3일 째 가야하는 DRG환자 집에가기 싫다고 징징대서 퇴원 하루 미뤄지는거

싫은 눈치 보일 수 있는 교수. 지만 사실 이건 존나 경이로운 장면 아닌가.

내가 6년(?_-)만 젊게 인턴 시작했어도 존나 지금 쯤 흥분해서 지랄지랄 했으려나. 후후..

지금 뭐 솔직히 느끼는 건 '아.. 이런거구나..'  / 이런거구나... 하는 생각을 의전오고 5년 만에 처음 느껴보나.

약간 허탈하기도. .

의사가 환자를 만남에 있어 두가지 감정을 생각해 볼 수 있는데. 대게 사명감으로 표현되는 '의무감' 과

sympathy로 미화되는 pitifulness가 나머지 하나라고 보는데.

살리겠다는 의무감, 그리고 저사람의 푸념과 신세한탄을(절망한 사람은 말도 잘 안하더라) 같이 들어주고 싶은

기분이 들게하는 가련한 감정.

뭐. 그렇다.

p.s 아직 내과에서 주치의 잡 흉내내기도 못해보고 이런 비슷한 감동조차 느끼지 못하고 있는게 존나 에러다 ;ㅁ;

[2013/10/26 03:18]

두치오   X[2013-10-26 16:06]

와 시발 의느님.

hotboat   X[2013-10-26 16:21]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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